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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친의 심리상태

싸가지 없는 정신과 후기- 우울증 정신과 네번째 후기_20/05/24(우울증치료/우울증상담)

지금도 많이 바쁜 상황이지만, 이 글을 꼭 써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렇게 노트북 앞에 앉게 되었다.

 

정신과에서 의사와 환자의 관계는 상당히 중요하다.

이 관계는 정신과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factor)중에 하나이기 때문이다.

 

정신과 의사가 환자 주변의 사람들과 똑같이 감정적으로 환자를 대하게 된다면, 환자에게 나타나는 문제 패턴을 교정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환자의 신뢰를 잃을 수 밖에 없게 된다.

 

 

 

 

 

심리학 용어중에 라포(rapport)라는 것이 있다.

 

프랑스어의 ‘가져오다’라는 단어에서 기원하였으며, 이 용어의 뜻은 서로 마음이 통해서 어떤일이라도 터놓고 말할 수 있게되는, 또는 대화를 통해 감정과 이성을 충분히 교류할 수 있는 상호 관계를 말한다.

즉, 정신과 의사와 환자가 라포의 관계를 이룰때 환자는 더욱 의사를 신뢰하게 되고, 더 많은 정보를 제공 할 수 있게 되면서 치료적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 올 수 있게되는 것이다.

 

 

인성이 좋지 않은 정신과 의사가 있는건 당연하다.

 

의사도 사람이니까.

 

환자가 예의를 지켜도, 예의를 지키지 않는 의사가 있다.

 

내가 다니는 정신과 의사가 그러하다.

 
현재 나와 이 정신과 의사와 라포의 관계를 형성 할 수 없는 이유다.

 

치료 초반이었다.

 

정신과 상담 치료를 받으면서, 약물 도움을 받으면서도 내가 스스로 노력해야할 부분이 있는 것 같다.

 

라고 말했더니.

 

“oo씨가 우울증을 벗어나려고 뭘 할 수 있는데요?”

 

라고 시비조로 말하길래 순간 내가 뭘 크게 잘못한건가 싶어서 말문이 막힌적이 있다.

 

한마디로 인성이 글러먹은 의사였다.

 

 

그걸 왜 그때 알아차리지 못했을까?

 

정신과 의사의 공격적인 언행의 원인을 내 자신에게서 찾으려고했고 그 고통의 스트레스를 내 스스로 감당해야 했다.

 

 

5월 22일 병원 예약일 즈음, 스트레스도 과도해지고 약을 먹어도 약효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초조하고, 심장이 빨리 뛰는 증세까지.

 

보통 감기나 편도염으로 내과에 방문했을 때,

 

“제가 주말에 중요한 프레젠테이션이 있어서 혹시 약을 좀 쎄게 처방해주실수 있을까요?”

 

“제가 요즘 시험 공부를 하는데 덜 졸린 약으로 주실수 있을까요?”

 

 

이정도는 솔직히 내과 의사에게 무리한 부탁이 아닐 것이다.

 

나는 정신과 의사에게 요즘 약이 잘 안듣는 것 같다고, 혹시 더 쎄게 처방해 줄수 있느냐고 물었다.

 

황당한 의사의 반응.

 

 

고개를 뒤로 젓혔다가 화를 참는듯한 표정을 짓더니.

 

“어떻게 쎄게요?”

 

 

너무 공격적인 반응이라 순간 당황했다.

 

“용량을 늘려주신다거나…”

 

나는 예상치 못한 의사의 태도에 의기소침해졌고 주말 내내 스트레스를 받았다.

 

‘내가 의사에게 무례했던 걸까?’

 

 

환자가 의사에게 느끼는 감정을 전이라고 한다.

의사(분석가)가 환자에게 느끼는 감정을 역전이라고 한다.

 

 

역전이는 전이와 관련이 있을 수 밖에 없고, 서로에게 영향을 미친다.

 

 

정신과 의사가 역전이로 느끼는 감정, 거부, 분노 등이 환자에게 옮겨지는 경우가 내가 겪은 경험일 것이다.

 

 

이는 분명히 의사(분석가)가 지켜야 할 금욕과 중립의 법칙을 어긴 것이다.

 

이는 환자를 돕는 대신 해를 끼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의사는 사람이다.

 

 

정신과 의사는 신이 아니고, 나를 열렬히 지지하는 어머니도 아니며, 똑같은 사람이다.

 

 

다만 분석가로서 최소한의 감정에서 중립을 지키지 못하는 의사는 자질 부족이라고 생각한다.

 

 

나중에 덜 바빠진다면 다양한 정신과 전문의의 상담을 받아보고, 어떤 정신과를 선택하는게 좋은지 포스팅하도록 하겠다.

 

 

혹시 나와 같이 철없는 의사의 역전이로 스트레스를 받는 우울증 혹은 정신과 방문자가 있다면,

 

한가지 조언해 줄수 있는게 있다.

 

 

잊으려고 노력하자.

 

 

당신은 하루 하루의 삶을 이겨내고, 마음의 병을 이겨내는데 온 힘을 쏟기도 바쁘다.

 

쓸데없는 곳에 정신 에너지를 소모하는 것은 결코 현명하지 못한 짓이다.